Hexa Hysteria 메인 1챕터 메모리 아이템 사과 파이 정보 & 복구 된 데이터

사과 파이

년도 2012
월 12
날짜 24

Description (정보)

난이도
****
인분
3
재료
9인치 파이 시트 - 1인분
무염 크림 - 1/4 컵
중력분 - 1.5 큰 숟가락
물 - 1.5 큰 숟가락
백설탕 - 1/4 컵
황설탕 - 1/4 컵
사과 - 4개, 껍질과 씨를 제거하고 얇은 조각으로 준비

(시나몬과 휘핑크림을 더하면 모모카가 좋아한다)

요리법
오븐을 220도에서 예열한다.
냄비에 크림, 중력분, 물, 설탕, 황설탕을 넣고 끓이면서 반죽을 만든다 (시나몬 추가)
프라이팬을 꺼내 파이 시트를 프라이팬에 펼친다. 얇게 썬 사과를 시트 위에 놓는다.
다른 반죽을 파이 위에 격자 모양으로 놓는다. (격자 모양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부록 2 참고)
파이 위에 소스를 천천히 붓는다.
파이를 오븐에 넣고 온도를 섭씨 175도로 낮춘다. 약 35분 기다리면 완성이다.

(굽고 나서 파이가 엄청나게 뜨거워서 바로 먹지 못하겠지만, 아이스크림을 넣으면 더 빨리 먹을 수 있겠지)

Recovered memory (복구된 메모리)

Awaken From a Dream (꿈에서 깬 후)

“아빠?”

“응?”

모모카의 목소리와 흔들리는 기차 때문에 잠에서 깼다.

“안 자겠다고 약속했잖아!” 모모카가 눈을 찌푸리며 말했다.
말할 것도 없이, 모모카가 화가 난 게 분명했다.

“미안해……” 나는 눈을 비벼서 흐린 시야를 되돌리려 했다. “얼마나 잤지?”

“벌써 10:30이야.”

“2시간 반 지났네……”

“안 자겠다면서!”

“미안 너무 피곤해서… 배고프진 않아? 샌드위치 먹었어?”

“…아니 나도 방금 일어났어.” 모모카는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조금 당황한 걸까? 아니면 여전히 나에게 화가 나 있는 걸까?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아이스 커피를 잡았더니… 얼음이 녹아있었다. 아마 실내 온도 때문에 커피가 묽어진 거 같다 나는 얼음이 녹은 커피를 들고 졸면서 창 밖을 쳐다봤다.

모모카가 상자에서 딸각하고 샌드위치를 꺼냈다.

“샌드위치좀 줄까 거짓말쟁이에 게으른 아빠?”

“여기.” 모모카는 화난 것 같지만 차마 화낼 순 없는 것 같았다. 그리곤 나에게 샌드위치를 건네주었다.

“고마워.”

창문 밖 풍경이 점점 더 익숙해졌다. 회색 콘크리트로 된 도시의 흔적은 거의 없고, 논밭 주변에 도로도 거의 없었다.
내가 이 기차를 너무 많이 타서 풍경이 익숙해진 건가?

나는 한숨을 내쉬고 내 몸을 의자에 기댔다. 의자가 심하게 삐걱대는 소리를 내며 살짝 들어갔다.

“아빠?” 갑자기 모모카가 나에게 물었다.

“응?”

“엄마를 어떻게 만났는지 다시 말해주면 안 돼?”

“또 듣고 싶어? 네가 어릴 적에 이 이야길 해줬더니 질린 것 같았는데.”

“상관 없어. 그냥 심심해서.”

“음……”

모모카는 이렇게 말했지만, 이야기를 다시 듣고 싶어하는 거다.

창문 밖 풍경이 천천히 흐려졌다. 아무래도 새 안경을 사야 할 것 같다.

“네 엄마는 대학에서 만났어. 내 선배였지.”

“서로 어떻게 알게 됐어?”

“서로 어떻게 알게 됬냐고?” 나는 눈을 감고 중얼거렸다. “어떻게 알았더라…”

시간이 지날수록 자세한 건 기억하기가 어려워진다… 아니면 아마도 기억하고 있지만 내가 이야기를 잘 못 하게 된 건가?

“가방을 교실에 두고 와서 다시 가지러 갔는데 그때 엄마를 우연히 만났어.”
잠시 후 이야기를 계속했다.

“어떻게 가방을 두고 갈 수 있어? 대학생인데 가방을 가져가는 걸 잊었다고?”

“아빤 물건을 잘 잃어버리고, 세세한 부분은 신경을 못써… 너처럼.”

“난 물건 잘 안 잃어버려.” 모모카가 바로 대꾸했다. 그 타이밍이 마치 만담을 하는 것 처럼 느껴졌다.

“그래, 알았어, 알았어... 잘 안 잃어버린다고.”

“음… 그다음에는 어떻게 됐어?”

“그리고… 그때는 대학에 입학한 지 얼마 안돼서 교실을 찾는데 오래 걸렸어… 아빠는 길을 잘 기억 못 해.”

“수업 끝나자마자 교실에서 나오지 않았어? 왜 그렇게 오래 걸렸어?”

“교실을 나온 지 한참이 지나서야 가방이 내 등에 없는 걸 알았어 그리고 대학교가 정말 넓어서 어디가 어디인지 기억 못했어. 익숙하지 않아서.”

“그래?”

“교실을 찾았을 때는 노을이 지고 있었어”

“노을이라……”

“왜?”

“노을은 좀 뻔한 말이네”

“아빠도 그렇게 생각해... 하지만 노을은 정말 아름다웠어.”

“그리고 그다음은?”

“교실로 들어갔는데... 엄마가 교실에서 기다리고 있었어”

“아빠를 기다려준 거야?”

“아니 날 위해 기다린 게 아니고… 그냥 교실에서 가방을 발견하고는 남아서 주인이 돌아올 때 까지 기다리기로 한 거지.”

“보통 대학생이 그렇게 친절해?”

“아니… 하지만 그래서 아빠가 엄마를 좋아했지.”

“아빠가 먼저 얘기했어? 아니면 엄마가 먼저 얘기했어?”

“엄마가 먼저 아빠한테 얘기했어”

“왜?”

“노을에 비치는 엄마가 너무 예뻐서 아무 말도 못 했어. 결국 엄마가 먼저 말을 걸었어.”

“엄마 예뻤어?”

“당연히 예뻤지. 넌 엄마를 닮았어… 특히 눈이 말이야.”

“그럼… 나랑 엄마 중에 누가 더 예뻐?”

“엄마지.”

“뭐라고! 그거 농담이지?” 모모카는 듣자마자 화를 냈다.

“미안해, 하지만 아빠는 오래전부터 엄마가 내 마음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정했어.”

“2등은 어때?”

“엄마 만큼 예쁜 사람은 없어...... 그건 그냥 순위일 뿐이야. 그렇지?”

“음… 알았어 인정할게.” 모모카는 아직도 내키지 않는 것 같다. “그럼 아빠는 언제부터 엄마를 사랑했어?”

첫눈에 반했어…

“하지만 그때는 엄마랑 모르는 사이였지? 전에는 말도 안 했잖아?”

“맞아.”

“그럼 외모만 보고 엄마를 좋아하게 됐다고 할 수 있겠네?”
모모카는 당연하게 물었다. “첫눈에 반하는 건 낭만스럽긴 한데, 감정적으로는 말이 안 돼.” “그래, 그렇게 말할 수도 있지. 잠시 생각 좀 해 볼게.......” 나는 잠시 진지하게 생각했다. “아빠가 엄마를 좋아하게 된 건 그 순간이었고,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된 건 얼마 후의 일이야. 아마도 순간 머릿속에서 화학물질 때문에 충동적으로 된 걸 수도 있지만, 아빠랑 엄마는 그 후로도 오랫동안 서로 사랑했어… ‘첫눈에 반했다’는 말이 말이 안 된다고 해서 그 관계가 가짜였다고 생각하진 않아.”

모모카는 뭔가 답을 찾으려는 듯 내 눈을 바라봤다. 잠시후 직감적으로 시선이 돌아가려 했지만, 최대한 움직이지 않게끔 버텼다. 결국 내가 겪은 일을 믿는다고 말하고 있을 뿐이었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엄마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나?”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문득 이런 질문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 말을 하고 나서야 상처를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억 안 나.” 그러나, 머뭇거림 없이 모모카는 조용히 대답했다.

“그럼……”

결국 그녀가 떠났을 때 모모카는 세 살이었다.

모모카는 어쩌면 엄마에 대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아 사실 다른 건 기억 안 나는데 엄마의 냄새는 기억나.”

“뭐? 정말? 어떤 냄새가 났는데?”

“기억 안 나?”

“엄마의 냄새… 냄새?”

나는 그녀의 모습을 떠올리려 했지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무슨 냄새가 났는지 말해줘 기억날지도 몰라.”

“음… 그냥……”

모모카는 다시 시선을 돌렸고, 귀가 약간 빨개졌다.

“나 기억나… 엄마가 날 안아줬을 때… 사과 파이 냄새가 났어.”

나는 모모카가 말한 것에 대해 잠시 생각했다. 솔직히 그녀가 사과 파이같은 냄새가 났다는 건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도 그건 그녀가 사과 파이를 먹은 후에 모모카를 안아서 그런 것 같다. 사과 파이를 샀던 거 같은데 이제 더는 기억이 안 난다.

나는 더 얘기하고 싶었지만 스스로 그만뒀다.

사과 파이도 좋았다. 나는 그걸 엄청 좋아했다.

“음, 맞아. 사과 파이 냄새가 났던 거 같아. 고마워 이제 기억났어.”

“내 말 맞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