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 2. 10:26ㆍ한글번역/Hexa Hysteria
부록 1
년도 2011
월 3
날짜 20
Description (정보)
다음은 각 용어의 용량이다. 꼬집 - 엄지손가락과 집게 손가락 사이의 양
한 티스푼 -5ml
한 디저트 스푼 -10ml
한 큰술 -15ml
한 컵 -250ml
메모: 실제 양은 선호에 따라 다른 법. 최대한 정확한 양을 맞추려고 하지 말자. (메모의 메모: 저 말은 숙련된 요리사에게만 해당한다, 권장량을 쓸 것.)
Recovered data (복구된 데이터)
여전히 기차 안 (Still on the train)
창문 밖이 점점 녹색으로 채워지는 걸 보고 사람의 흔적이 점점 사라지는 걸 알 수 있었다. 물론 전혀 없진 않다. 아마도 도시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렇겠지.
우리는 시골로 빠른 속도로 가고 있었다.
“왜 엄마를 여기에 묻었어?” 모모카의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모모카가 혼자서 중얼거리는 줄 알았다.
“여기 마음에 안 들어?”
“아니, 그냥 조금 이상해서.” 모모카는 머리를 저었다. “너무 멀잖아.”
“…엄마가 여기가 좋다고 했어. 한편으론 엄마가 태어난 곳이기도 해. 엄마는 여기 오래 살진 않았지만, 이곳을 특별하게 여겼을 거야.”
“왜 직접 말해주지 않았어?”
“음… 왜냐면…”
창문 밖을 보며 그녀가 뭐라고 했는지 떠올리려 했다. 무슨 이유에선지, 기억할 수 없었다.
“엄마가 왜인지 말 안 했어?”
“응… 아빠한테 말해준 거 같은데…”
“잊어버렸어?”
“사람의 기억력은 너무 약한 것 같아. 엄마가 한 모든 말들을 써 둘 걸 그랬어…”
“그건 너무 많다… 그리고 아빤 기억력 좋지 않아?”
“하지만 중요한 건 잘 잊지만.”
“게임 한 판 하는 거 어때?”
“게임? 무슨 게임?”
“소수 말하기 게임 어때?” 모모카는 갑자기 미소를 지었고 이미 각오를 한 모양이었다.
“전에 한 적 있지 않아? 또 하고 싶어?”
“그건 몇 달 전이었지 않아? 그리고 그땐 5천 언저리까지 밖에 못했잖아? 이제 더 잘할 수 있어.”
“그래, 그럼 해보자. 어느 숫자로 시작할까?”
“7001은 어때? 전에 했던 숫자는 너무 쉬웠어.” 모모카는 나를 놀리는 듯이, 일반 사람에게는 어렵게 느껴지는 숫자를 말했다.
“그래, 시작하자.” 나는 수학에 대해선 내 아내만큼 잘하지 못했지만 나한텐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알았어.” 모모카의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내가 이렇게 쉽게 시작하자고 할지 예상 못 했을 것이다.
“7001.” 그러나 모모카는 이내 첫 숫자를 말했다.
“7013.”
“7019.”
“7027.”
…
“10091.”
“만… 아.” 다음 숫자를 말하려 했지만 갑자기 머릿속이 새하얘지면서 숫자가 생각나지 않았다.
내 나이 때문인가?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다면 넘어갈 수 있었는데, 아쉽게도 이건 게임이었다.
“아빠가 졌네. 네가 이겼어.” 조금 분했지만 (난 늙어가고 있는데 왜 경쟁심이 있는 거지?) 모모카에게 내 패배를 인정했다.
모모카가 살짝 미소 지었다.
“드디어 이겼다.” 모모카가 승리를 선언했다.
“더 셀 수 있어?” “물론, 26539까지 셀 수 있어. 그 뒤론 천천히 셀 수 있고.”
“준비 많이 했구나…” 모모카를 칭찬해줘야 하나? 정말 경쟁심이 엄청난데. “아빤 이 게임을 엄마랑도 한 적 있어.”
“엄마랑? 엄마도 이 게임을 좋아했어?” 모모카의 목소리에는 놀라는 기색이 역력했다.
“아빠는 상대도 안 될걸? 같이 했다기보단 엄마는 다른 친구들이랑 게임을 했어. 아빤 옆에서 보기만 했지.”
“엄마 이긴 적 있어?” “소수세기말이야? 절대로 없어.”
“근데 그러면 아빠를 이겼다고 엄마를 이길 수 있다는 건 아니네... “모모카는 창문 밖을 보며 중얼거렸다. “그래서 누가 이겼어?”
“친구중에 한 명이 이겼어. 아빠나 엄마가 아니라.”
“왜 졌어?”
“아빠는 일찍 졌지만 엄마가…”
“응?”
“엄마가 잠이 들어서 친구가 이겼어.”
“에이 그게 뭐야.”
“그 게임을 5시간 동안 쭉 했는데 그 친구도 너무 피곤해서 차라리 지고 싶어하는 것 같았어. 어쨌든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지.”
“말 나온 김에 소수를 기억 하는 건 수학에 대한 게 아니고 그냥 기억력 문제네…”
“음, 맞아”
아니, 지금 생각해보면 중학생이 뜬금없이 5자리 소수를 외우고 있다는 건 좀 특이한 것 같다.
아니, 너무 특이하다. 엄마랑 똑같이.
“엄마가 제일 똑똑했어?”
“그땐 엄마보다 더 똑똑한 사람은 없었어.”
“음……”
“하지만 엄마는 연구하는 데 관심이 없었어. 부끄럽지만 아빤 아무것도 못 했어.”
“엄마가 연구했으면 했어?”
“솔직히 엄마가 연구를 안 하면 인류한테 손해일 거야.”
“근데 왜 하기 싫어했어?”
“엄마 성격이 연구하기에 좋은 성격이 아니었어. 그리고 아빤 엄마한테 뭐라 할 수 없었어……”
“내가 연구했으면 좋겠어?”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아빤 아무래도 좋아. 하고 싶으면 해, 잊고 싶지 않으면. 어쨌든 네가 원하는 거 뭐든지 해.”
“음… 나한테 너무 기대하진 마.”
“게임 한 번 더 할래?”
“파이 자릿수 세기는 어때?”
“아니 숫자 세느라 혀가 꼬이겠어.”
“그럼 무슨 게임 할까?” 모모카는 조금 실망한 것 같다.
“수학에 대한 거 말고 아빤 여러 가지가 좋아… 상식이나 살면서 볼 수 있는 것들 말이야.”
“그럼 상식 퀴즈로 하자. 대답 못하면 지는 거야.”
모모카가 잠깐의 생각 끝에 대답했다.
“주제 하나 정하자. 너무 넓잖아. 그치?”
“음… 그럼 비행을 시도한… 라이트 형제에 대한 건 어때?”
“라이트 형제는 언제 첫 비행을 했을까요?”
“아마 서기 1903년. 라이트 형제가 만든 최초의 동력 비행기의 이름이 뭘까?”
“라이트 플라이어. 이륙은 어디서 했게?”
“킬 데블 힐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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