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xa Hysteria 메인 1챕터 메모리 아이템 중학교 가방 정보 & 복구 된 데이터

2023. 9. 26. 11:43한글번역/Hexa Hysteria


중학교 가방

2020년
2월
19일

Description (정보)


어깨 한쪽에 메는 책가방이다.

두꺼운 천에 새 냄새.

아직 학기가 시작되지 않았지만 무심코 가방을 어깨에 걸어본다.

가방이 마음에 들기 때문이 아니라 날 증명하고 싶기 때문이다.

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항상 내 앞에 서 있는 사람을 위해서.

아빠가 눈물을 흘리는걸 보여준 적은 없지만 엄마랑 아빠가 날 고생해서 돌봐주셨다는 걸 안다.

Recovered data (복구된 데이터)


엄마에게

기차 안에서 이 편지를 쓰고 있어.

사실 지금 좀 화가 나.

잠들기 전에 아빠가 깨어서 짐을 봐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일어나 보니 눈앞에서 잠들어 있더라. 아빠는 대체 뭐하는 거람?

하지만 아빠가 자고 있어서 편지를 쓸 시간이 생겼어.

지금 감정이 복잡해.

어쨌든 나중에 깨어나면 뭐라고 해야지.

음, 아빠는 제쳐두자. 어차피 나중에 더 많이 얘기할 테니까 지금은 아빠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아.

난 올해 9학년이 됐어.

학교에서 2년을 건너뛰는 걸 허락해주고 교복을 먼저 보내줬어. 하지만 아직 초등학교 졸업까지 한 달이 남았어.

난 여전히 매일 초등학교에 가. 어차피 할 일이 없으니까.

아빠는 내가 2년을 건너뛰는걸 별로 놀라워하지 않더라. 이미 그럴 줄 알고 있었다고 해야하나?

나 스스로도 실감이 안나. 솔직히 말해서 새 반 친구들이 날 잘 받아줄지 걱정 돼. 9학년이긴 하지만 두 살 어리니까 괴롭힘 당할수도 있겠다.

이 얘기는 나중에 하자. 학교가 사립학교인데다 대부분 애들이 하루 종일 공부에만 몰두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은 안 일어나겠지.

어쨌든 오늘은 중학교 교복을 입고 엄마한테 보여주려고 해. 어때?

자세히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 어차피 예쁘다고 말할 거잖아.

물론 그렇게 말할 거라는건 내 상상이지. 어쨌든 난 엄마가 어떤 사람인지 실제로 본 적이 없지만 어쨌든 내 상상은 종종 꽤 정확하더라.

나한테 칭찬 해줄거지?

내 상상은 여기서 끝이야. 이제 아빠에 대해 얘기해볼까?

요즘 아빠는 좀 바빠졌어. 직장에서 할 일이 많나봐. 아빠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괜찮을 거야.

아빠한테 직접 말은 안 하겠지만 아빠를 믿고 있어. 아빠는 나랑 솔리테어를 대등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니까.

가끔은 아빠처럼 내가 혼자서 아이를 키울 수 있을지 의문이 들 때가 있어.

아무리 생각해도 아빠가 나한테 해준 것처럼 모든 것을 하긴 힘들것 같아.

적어도 그래서 내 눈에 아빠가 좋은 어른이었다는 것을 백 발자국 물러나서 인정은 할 수 있을거같아.

아빠는 최근에 흰머리가 더 많아지기 시작했어.

옛날에도 흰머리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점점 더 잘 보이게 됐어.

아빠 몰래 염색을 해 줄 방법을 생각 중인데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 엄마가 꿈으로 알려주는건 어때? 부탁할게.

요즘은 요리하는 법을 배우고 싶어. 매일 아빠만 밥을 만드니까. 언제나 먹기만 하는건 안될 것 같아.

오늘 먹은 달걀 샌드위치도 아빠가 만든 거야. 하나도 못 도와줘서 좀 미안해.

미안해서 초코칩 쿠키를 샀어. 용서해줄거지?

아, 이 꽃 말이야?

어제 꽃집에 가서 샀어. 마음에 들어?

아빠한테 백합을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아쉽게도 아직 백합이 피는 계절이 아니라서 나중에 내가 줄게.

사실 좀 더 감성적인 글을 쓰려고 했는데, 내가 글쓰는데 재능이 없는 것 같아서... 일단 최선을 다했어
정말 아무렇게나 쓴 것 같지만 정말 노력했어.

여기까지야

기차가 약 1시간 반 뒤면 도착하거든

그때 봐

추신. 진짜로 몰래 아빠를 염색시키고 싶은데 이제 아이디어가 완전히 떨어졌어. 제발 꿈으로 아이디어 좀 알려줘.